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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56th ave, 2009
여자는 남자의 허리를 살포시 잡고 커다란 그의 품에 기대여 있었고
남자는 그런 여자의 가녀린 몸을 보호 하듯 그녀를 가벼이 안고 있었다.
그 긴 엘리베이터가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내내.
그리고 나는
그 뒤에 홀로 서서
후...하고 긴 숨을 내쉰다.
그래 사랑이 이런거지...
hora, 56ave, 2009
지금 시각은 오후 4시 30분입니다
이 시간이 지나면 그 순간들은 모두 있을겁니다.
찰나에 지나지 않으니까.
새털같이 많은 시간들
모두 기억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쉽게 잊지는 말아주세요.
분명 아쉬운 순간이 올겁니다.
agony, nyc, 2009
인생은 걱정의 연속이고,
삶은 선택이 반복이며,
생은 한없이 고통이라는 것은
맞는말인거 같다, 확실히 말이야
watching
thinking
waiting
.
.
.
boring?
interesting!
아주 아주 오래전 이른 여름,
오후의 더위를 피해서 남산 산책길을 걸었습니다.
앞서 걸어가던 그가 오른쪽 팔을 뒤로 쭉펴고 손을 내밀었습니다
손 잡고 가자는 의미였죠.
뒤에서 그를 따라 걷다 그 모습을 본 나는 순간 고민을 했습니다.
'이 손 다시 잡으면 나 또 힘들어질텐데...'라고.
하지만 그 생각과 동시에 자석에라도 끌리 듯 난 또 그의 손을 잡았지요.
어떻게 거부할 수 있겠어요. 말도 안되지요.
심지어 나에게만 내민 손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리고 또 생각했습니다.
'다시 이 손 놓는 일은 없어야 할텐데'라구요.
..........
오늘 물끄러미 혼자 남은 손을 바라봅니다.
손끝이 작게 흔들립니다.
아주 아주 오래전 일인데 마치 어제처럼 기억에 생생합니다.
앞으로 한 만년쯤은 이어질거 같아요.
balducci, w14th street, 2009
어느 바람이 몹시 불던 날.
길건너 폴씨도 보이네.
하이하이!
가슴을 관통해서 아직도 바람이 불고 있다.
다시 견고해지는데는 여전히 시간이 걸릴 거 같아.
서두르진 않아. 내가 가진 것은 흘려보낼 수 있는 시간 뿐인걸.
다만, '여전하다'라는 것에 조금 지치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