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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31 당신은 어느쪽 눈으로 사진을 찍습니까.

당신은 어느쪽 눈으로 사진을 찍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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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Pupile, Ilsan, 2010















Q:
후지와라 씨의 사진에는 분명 사물이 찍혀 있지만, 그게 자신의 눈 속 스크린과 바깥 세계의 피사체가 이중으로 찍혀 있는 느낌을 줍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카메라를 사용하는데, 어떻게 그런 사진이 찍히는 건가요?
이 세상이 아닌 세상이 어쩌다가 파인더에 잡히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그건 좀 어려운데요, 더러 비슷한 질문을 받긴 하지만...
요컨데 지금 이야기는  이 세계를 포지티브 영상으로 표현한다면, 내 경우에는 그 이면의 네거티브 세계가 찍혀 있다는 말 같은데요.
그건 왜냐고 물어도 그렇게 찍힌다고 밖에 대답할 수 없습니다. 굳이 설명하자면 이렇게 말할 순 있겠지요.
가령 35밀리 카메라의 경우, 오른쪽 눈으로 찍느냐 왼쪽 눈으로 찍느냐하는 단순하고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전문가라도 자신이 어느 쪽 눈으로 찍는지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내 생각에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은 눈이 갖는 사상이 다른 것 같습니다.
보통은 오른쪽 눈으로 찍는게 표준입니다. 카메라 역시 그렇게 설계되어 있어서 왼쪽 눈으로 찍으면 와인딩 레버가 얼굴에 부딛히게 되지요.
그런데 나는 철저히 왼쪽 눈입니다. 처음부터...

사람에게는 잘 쓰는 눈이 있어요. 내 경우에는 왼쪽 눈이 잘 쓰는 눈이면서 약한 눈입니다.  

---중략----

즉 여기에 내가 왼쪽의 약한 눈으로 사진을 찍는다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리고 왼쪽눈은 잘 쓰는 눈입니다. 내가 생각해도 이건 흥미로운 일이에요.

먼저 죽을 눈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겁니다.

 

 

 

 

 

 

 나의 경우는 후지와라씨와 완전히 같다.
(또한, 왼쪽 눈으로 사진을 찍는다는 것에 대한 느낌도 참으로 비슷하다)

시력이 확연히 차이 나는 약한 왼쪽 눈을 가지고 있고,
그 약한 눈을 이용해서 사진을 찍는다.
뷰파인더를 왼쪽 눈으로 본다는 말이다.
의도적으로 오른쪽 눈을 보려 해도 전혀 촛점이 맞지 않으니 사진을 찍을 수 있지 않다. 

약간 쪽은 잘 안쓰게 되는게 당연할텐데, 나는(그는) 왜 왼쪽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던 걸까.
언젠가 한번 오른쪽눈으로 사진을 찍는 친구와 이야기를 했던 순간이 있었는데,
어떻게 결론이 났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습관이라고'...이랬던 것도 같고.

 

어쨋든, 당신들은 어떤 눈으로 사진을 찍는지 궁금해졌다.
어느쪽이건 크게 상관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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