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empo, 외대앞, 2010
칫솔 끝이 무뎌지고
짧게 자른 머리 끝이 옷깃에 닿고...
시간이 참 속도를 안내준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이렇게.
그 사이 나도 모르게
또다시 시간에 기대어 기대를 키우는 우를 범하고
다다른 그 끝에
예고된 듯 만나게 된
실망감과 약간의 분을
발끝에 체이는 돌맹이에 푼다.
기다림의 크기가 작지 않을진데
시간이 여전히 더 필요한 일인것인가.
어쩌면 필요한것은
더 이상
'조금 더'의 시간이 아닐 듯.
Room, Tikseay, India, 2006
인적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낡은 곰파를 도둑 고양이 마냥 슬금슬금 어슬렁 거린다.
분명히 스님 한 분쯤은 계실만한데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크게 죄 진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몸과 마음이 한껏 웅그러져 있다.
등 뒤에 집채 만하게 앉아 계신 부처님 상 때문인가.
7월 한더위에도 어깨에 한기가 느껴진다.
삐걱이는 긴 복도를 지나 빛이 새어든 작은 방에 다달았다.
아....
작은 탄성.
길고 천천히 흐르는 시간.
모든 것은 비현실에 가깝다.
Afternoon, Katumandu, Nepal, 2006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오후
그리고
각자의 의미대로 흘러가던 시간.
그리고
각자의 의미대로 흘러가던 시간.
hora, 56ave, 2009
지금 시각은 오후 4시 30분입니다
이 시간이 지나면 그 순간들은 모두 있을겁니다.
찰나에 지나지 않으니까.
새털같이 많은 시간들
모두 기억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쉽게 잊지는 말아주세요.
분명 아쉬운 순간이 올겁니다.
euna seo,time,lisboa,2005
내가 그때 그렇게 슬펐던 건,
그 동안의 시간들이 의미를 잃었다는 것이었다.
함께 공 들이고 만들어왔던 그 긴 시간들에서
생명이 빠져 나가 버렸다.
한순간 아무것도 아닌것이 되어버렸다.
남은것 없이 아무것도 아닌것.
그 상실감을 이기지 못해
생각을 놓아버렸다.
내곁에서 사라진건 너뿐만이 아니었다.
시간공기웃음의미...
전부 가져가 버렸으니
빈 껍데기를 안고 그렇게 숨쉬는건
나에겐 또 무의미했으니.
각자의 시간이 또 이만큼 흘러버렸다.
과연 우리는
그 어디쯤에서 하나의 시간으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란 그말이 진심이었다면
왠지 더 굉장히 서글플거 같단 생각이 든다.
아마 우리는 다시 우연이라도 마주치진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