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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11 I Am 1
  2. 2009.05.23 Pomegranate 2

I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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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zaar, Darjeeling, 2007

















머릿 속 바람은 점점 잠잠해지고,

춤추던 두 발은 멈춰 버렸으며,

가슴 속 아련한 기억들은  희미해지고,

눈 길은 어느덧 지척의 발 끝만 응시하게 된다.

 

여행하지 않는 여행가.

떠나지 않는 방랑가.

 

 

 

그리도 가끔

잠시 머물던 그 어느 길의 소음과 거친 공기의 질감까지 생생한 것을 보면,

 다시 낯선 곳 어느 길가에 앉아

숨죽인 들풀들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멀진 않은 것이다.






















 

And

Pomegran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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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megranate, Darjeeling, 2007










점심 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제법 남았는데,
깊이 잠들지 못한 탓에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었더니
토스트 2쪽과 한잔씩의 짜이와 커피로는 양에 모자랐나보다.
이제 막 이른 아침이 지난 시간,
쿠키라도 살 요량으로 주섬 주섬 옷을 입고 언덕을 내려와 거리로 나선다.

여전히 싸늘한 날씨,
맨 발에 슬리퍼를 신은 발이 조금 차갑다.
시장통을 어슬렁 거리다 과일 가게 앞에 선다.
주인 아저씨와 눈인사를 하고 어떤 놈이 나를 부르나 살펴보니 파파야가 눈에 띈다.
하지만, 머리 통 만한 녀석을 한번에 혼자 다 먹는 것은 미련한 짓이고,
그렇다고 나누어 먹을 사람도 없고,
남으면 보관할 방법이 난감하다.
허기를 채워주는데는 파파야가 제격이긴 하지만...
먹을 것 앞에 두고 어리석게 혼자 생각이 많다.

고민하는 흔적이 역력했는지 주인아저씨가 석류는 어떠냐고 묻는다.
아~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바구니에서 가장 붉고 땡글 땡글한 녀석을 집어 들고 값을 지불한다.

종이로 대충 싸준 석류를 받아들고 제법 묵직한 무게를 한 손에 느끼니 마음도 든든하다.
그리고 나는 다시 번잡한 시장의 사람들 틈을 지나 언덕을 오른다.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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