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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23 Family 2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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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mily, Srabavarabelagola, 2010

 

 

 

 

 



 

얼마전 인도를 다녀왔을때
그렇잖아도 한적한 스라바라벨라고라의 뒷골목을 따라 깊숙이 들어가니
나즈막한 담을 사이로 고만고만한 집들이 늘어서 있다.

간간히 들리던 바람도 소리도 잠들고
고양이가 낯선 이방인을 조용히 담 위에서 경계하고
길에서 놀던 아이들은 뭐가 그렇게 이상한지 한낮에 자신들의 영역에 침범한 나를 먼발치서 바라만 본다.
물론 이내 어색하게 웃어주었지만.

 
고양이 한마리를 따라(실은 놀아달라고 내가 쫓아 다녔다) 골목 골목을 돌아다니는데,
사진속의 남자가 나를 불러 세운다.
손짓 발짓 안되는 영어 단어 몇개를 던지면서 하는 모양새로 보아 사진을 찍어달라는 말이었다.
누가 찍어달라면 왠지 그러고 싶지 않고 그다지 내키지도 않았지만
한낮에 고양이나 쫓아 다니는 주제에 바쁜 척을 할 수도 딱히 거절한 거리도 없고하여
잠시 쉬어가자 싶어 앉아서 사실 성의 없이 사진을 몇 장 찍었다.
(때문인지 사진이 엉망이다)

곧 결혼한다는 나이 어린 신부도
이제 막 3살쯤 된 그 집 외손녀도
왠지 이유없이 한없이 즐거워보이는 그 집 사람들도...

 

 

오늘 1주일 내내 겹치는 일정과 이로이로한 것들로 심신이 피곤해
거의 기절할 정도로 골어 떨어져 낮잠을 자는데,
딱 사진속 저 사람들이 나와서 내게 말한다.

 '다시 돌아와서 반갑다고, 얼른 들어오라고...'

어두침침한 그 집 안방에 앉아 큰 딸이 건내준
잘 익지 않은 바나나를 넘기면서 목이 매였던 순간까지 생생하다.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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