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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10 tak bat
  2. 2009.05.02 Day by day
  3. 2009.03.21 travel note

tak b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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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 bat, Luang Prabang, 2007












매일 아침 6시
탁밧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








And

Day by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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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Don Det, Laos, 2007













유효기간 지난 필름 조차 살 수 없고
전기도 수도 시설도 없던 라오스의 작은 섬.
해가 지면 어설픈 모기장 속에 들어가 잠을 자고
아침이면 메콩강 물에 찌부둥한 몸을 씻는다.

해를 넘긴 여행의 끝 무렵
대륙에서 시작한 내 발걸음이 이 작은 나라 라오스의 오지 섬마을 돈 뎃에서 멈추어 버렸다.
가야할 곳이 늘 명확했었데 나는 지금 모르겠다.
어디로 가야하는 것인지, 왜 여기에 여기에 있는 것인지,
갈 길을 멈추어야 하는 것인지, 다시 길을 나서야 하는 것인지.

반나절 빌린 자전거를 타고,
타는 듯한 햇볕과 함께 좁고 거친 자갈길의 섬을 달린다.
넘어지면 안되고 지쳐서도 안된다.

인적이 드문 이 곳의 소리는 그나마 바람이 다 가져갔나보다.
들리는 것은 내 안에서 들리는 심장소리 뿐이다.

아직 살아 있구나,
용케도 버티고 있구나.

그러다 갑자기 소나기를 만났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비를 피하기 위해 다 부서진 방갈로 밑으로 숨어 들어간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문득 비에 젖을까 옷으로 감싼 카메라를 쳐다본다.
남은 필름은 8장이 전부, 그리고 두 모금 정도 마실 수 있는 물.


그리고 씨익 웃으며 내가 말한다.
'이거면 됐다, 여기까지면 충분하다...'라고...


















 








And

travel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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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nd, dec, 2006, sri lanka, 2006





1년 6개월의 여행 노트들을 뒤적이다 혼자 실실 웃는다.
뭐가 이렇게 절절하고 심각한지 눈 뜨고 못 봐주겠다.
꽤나 폼 잡고 다녔다녔다고 사람들이 쑥덕였을게 분명한데..뭐 인생 폼생폼사니까 상관없다.
그리고 이미 다 길 위에서 헤어졌으니 그들도 다 잊었을거다.:)

하지만, 내가 잊었다고해도 그들이 잊었다고해도
내 낡은 노트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다.
내가 그 길에 있어야했던 이유도
거친 사람들과 싸워야했던 이유도
펄펄 끊는 열을 안고 기차를 탔어야 했던 이유도
내가 절절했었던 이유도
살고 싶지 않았던 이유도 하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러니 잊으려고 해봐야 말장 도루묵이라는 말.
기록은 기억을 지배하는 걸 왜 또 잊고 있었던 걸까.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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