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a'에 해당되는 글 127건

  1. 2010.03.18 Going Home 4
  2. 2010.03.16 Post Office
  3. 2010.03.13 Afternoon 3
  4. 2010.03.12 Sleepless Night 1
  5. 2010.03.11 Books Stall 3
  6. 2009.12.11 I Am 1
  7. 2009.11.15 Monsoon 1
  8. 2009.11.11 one fine day 1
  9. 2009.11.11 Rain
  10. 2009.10.26 Buen Camino

Going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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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 Bus Stand, Ooty, India, 2010




























내가 돌아갈 곳.
내가 정착할 곳.
내가 살 수 있을 곳.

 만원 버스에 몸을 싣어도
기꺼이 돌아가고 싶을 곳.

 

 






















And

Post Off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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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Office, Ooty, 2010

















하고 싶은 말도
전하고 싶은 말도
묻고 싶은 말도 이제는 없지만
낯선 곳 낡은 우체국을 만나게 되면
여전히 네게 편지라는 것을 쓰고 싶어진다.

 

과거 이미 저질러 놓은 것조차 불사르고 싶으면서도
슬그머니 또 그런 마음이 들어.

 

 













And

Aftern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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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Boys, Mumbai To Chennai, India, 2010





























 

입으로 들어가는 것 보다
녹아 흘러 내리는 것이 더 많았던 그것을
요리조리 돌려가며 한방울도 놓치지 않고 먹고 있는 네가  귀여워 보고 있었던 거였는데
먹고 싶은 것 처럼 보였었나?

엄마한테 뭐라 뭐라 하더니
꼬질 꼬질한 손으로 오루피짜리 아이스케끼를 내게 권하던 네 녀석들 덕분에
나 그거 먹고 설사했잖니^^;;;;
거절했어야 하는 거 맞는거였는데...

어린 너도 맛있게 먹고 잘 받아들이던 그것이
내게는 무리였었보다,바보같이 말이야...
너의 그 기특한 마음까지 모두 쏟아낸 것 같아서
나는 많이 미안했었다, 왠지...

우리는 무엇이 다르기에,
아니
문제는 늘 나인것이라는 것을 알긴 알지.

안팍의 열기로 폭발할 것 같던 그 열차에 앉아
성분을 알 수 없는 달고 아린 아이스께끼로 인해 부글거리는 배를 잡고 있으면서
왠지 고마움과 동시에 슬픔이 밀려왔다.

이유는
그럴싸하게 설명할 순 없을거 같아.

 


















And

Sleepless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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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eepless Night, Mumbai To Chennai, India, 2010























풀리지 않은 웨이팅 티켓대신 떼써서 구한

203루피 티켓을 손에 꼭 쥐고

26시간, 1236Km

뭄바이에서 첸나이로 가는 Chennai Express.

정해진 자리도 없는 먼저 차지한 사람이 임자인 Ladies Compartment.

 

열 수 없는 창문.

더운 바람만 뿜어내는 선풍기.

바닥에 누워 있는 사람들.

칭얼대는 아이들.

가끔 기어다니는 바퀴벌레.

땀에 젖은 내 몸.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들.

눈을 아프게 만드는 어슴프레한 형광등.

줄어들지 않는 시간.

아무리 물을 마셔도 가시지 않는 갈증.

 

 

 

모든 것이 나를 잠 들 수 없게 했던 밤.

 

 

 

 

 

 

 

 

 

 

And

Books St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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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Stall, Ooty, India, 2010




















모카포트로 커피를 내릴 수 있게 작은 탁자가 들어가고,
사진 전시를 할 수 있는 거칠지만 반듯한 여유 벽면을 가진
아주 작은 서점을 가지고 싶으다.





























And

I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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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zaar, Darjeeling, 2007

















머릿 속 바람은 점점 잠잠해지고,

춤추던 두 발은 멈춰 버렸으며,

가슴 속 아련한 기억들은  희미해지고,

눈 길은 어느덧 지척의 발 끝만 응시하게 된다.

 

여행하지 않는 여행가.

떠나지 않는 방랑가.

 

 

 

그리도 가끔

잠시 머물던 그 어느 길의 소음과 거친 공기의 질감까지 생생한 것을 보면,

 다시 낯선 곳 어느 길가에 앉아

숨죽인 들풀들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멀진 않은 것이다.






















 

And

Mon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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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soon, Srinagr, 2006














알맹이 없는 묽은 잠을 자고 일어난 탓인지 연신 나오는 하품을 주체할 수 없다.
아침을 먹으면서도 Surma씨가 하는 말이 사라지는 메아리처럼 아득하기만 하다.

침대만 달랑 놓여 쓸쓸하기만 한 방,
먼지낀 창틀에 기대어 잠깐 졸었나 보다.
바람에 배가 흔들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열린 창으로 빗물이 치고 들어온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 벼락같은 빗소리가 호수를 뒤덮는다.

쉽게 그치지 않겠구나, 이 비는...

그리고 나는 온전한 잠을 자기 위해 침대로 몸을 움직인다.




























And

one fin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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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fine day, Dah hanu, 2006













마냥 신나기만 했던
어느 한철....










And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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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 Shimla, 2006





















별로 특별한 것 없겠지만,
비가 올거예요.

뭐 뉴우스 거리도 못되겠지만
오늘은 비가 올거예요.


절대로 그치지지 않을
그런 비가 왔으면 좋겠어요.




















And

Buen Cam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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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li, India, 2006





















요즘 인도나 네팔 여행중에 사망한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교통사고나 질병 등으로 그리고 트렉킹중 낙마와 고산병 등으로...

어느 하나 안타깝지 않은 죽음이 있겠냐만은
고산병으로 사망한 여행자의 이야기에 마음이 좀 더 쓰인다.
정확히 어느 지역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인도에서라면 마날리에서 레를 가는 길에서거나 네팔에서라면 ABC트렉킹 중일 터.

고산병이라는 것이 달리 약도 없고 겪어보기 전에는 그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도 없으며
사람마다 그 정도도 다르고,
정해진 룰도 없어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넘어가기 쉽다.

내 생애 가장 고통스런 밤으로 기억되는 거얼무에서 티벳 라싸를 들어가던 그 길에서
죽지 않을 정도까지만 고산병을 경험한 나는 그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말할 수 있다.

그저 느긋하게 고도에 적응하면서 올라가야 하는게 정석이지만,
나를 비롯한 많은 여행자들은 그렇게까지 시간을 보낼 여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 그 여행자도 서둘러 길을 올라가다 일을 당했을 것이다.
조금만 더 자신의 몸 상태에 신경을 썼더라면 생명을 잃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을....

'이까짓 고산병이야 아마 별 것 아니겠지, 이 정도쯤이야..'했던 것이 화를 불러 일으켰을지도 모를 일이다.

여행은 어차피 어느 정도의 위험이 동반되는 것이고,
어쩌면 죽음과 좀 더 가까이 맞닥드릴 수 있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우리를 넉넉한 마음으로 품어 준 그 길이 어느 순간 돌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언제 어디에서든 누가에게나 가능성이 있는 법.

운 좋게 그 시간들을 넘겼다해서 자만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건 정말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절대적인 힘이 나를 보살핀 것' 뿐이니까.

 

 

지금도 그 곳 어디에선가 길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서둘지 말고 조금 천천히 그렇게 길을 나설 수 있기를.
더 이상 이런 안타까운 죽음은 발생하지 않기를...

모두에게 행운이 가득하길.

Buen Camino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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